로즈마리의 전설

로즈마리 식물에 대한 민간 설화는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전설을 하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양한 식물들이 출연하고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로즈마리의 전설은 다음과 같습니다.

 

로즈마리의 전설

로즈마리의 전설

아기 예수의 탄생과 함께 베들레헴의 별이 하늘에 나타났습니다. 세상의 모든 식물들은 각자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하면서 서로가 이 성스러운 가족을 더욱 잘 지키고 모실 수 있다며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대추야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그 어떤 식물보다도 이 가족을 더 잘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였습니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동안 나의 긴 잎사귀로 가족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맛있고 신선한 열매를 일년 내내 생산할 수도 있어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용한 식물이 맞습니다!”

“당신은 틀렸어요.” 사탕수수가 대답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가족이 가장 필요로하는 식물입니다. 저의 달콤한 수액으로 아기 예수를 미소 짓게 할 수 있고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가 되어드릴 수도 있으며 빵에 발라 먹는 맛있는 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저야 말로 가장 쓸모 있는 식물입니다!”

“둘 다 틀렸어요!” 밀싹이 외쳤습니다. “저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주식이자 일용할 양식이 되는 가장 유용한 곡식입니다. 제가 아니면 어디에서 이런 곡식을 드실 수 있겠나요? 요셉은 저를 심고 추수하고 곡식으로 수확하며, 마리아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빵과 과자를 구울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유용한 존재는 바로 저입니다.”

“하지만 베들레헴의 모든 아기를 없애겠다고 협박하는 헤롯 왕으로부터 이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건 저밖에 없어요.” 장미가 덧붙였습니다. “제 날카로운 가시로 가족을 둘러싸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가족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그 아무도 가시로 된 장미 덤불을 감히 넘어갈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피우는 향기롭고 어여쁜 꽃은 어린 예수님을 기쁨으로 미소 짓게 할 거예요. 가장 유용한 식물은 분명히 저라고요!”

식물들은 저마다 자신을 스스로 추켜세우면서 매력을 뽐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는 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식물들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이 가족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나요?” 그저 약해보이는 흰 꽃만 피어있는 이 식물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다른 식물들이 외치는 소리를 가만히 듣기만 했습니다.

며칠 후, 마리아가 가족의 옷을 빨래하기 위해 물가로 왔습니다. 그리고 빨래를 마친 후 옷을 잘 짜서 말릴 곳을 찾았습니다. 우선 푸른 망토 하나를 대추야자 나무 위에 펴서 말려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키가 너무 커서 마리아는 빨래를 쉽게 널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으로 마리아는 밀의 줄기에 옷을 널어보았습니다. 비 조차도 견디지 못하는 연약한 줄기를 가진 밀은 그만 줄기가 구부러지고 말았습니다. 다음으로 장미 덤불 위에 옷을 널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가시들이 너무 뾰족했고, 옷이 가시에 찔려 찢어질까봐 옷을 위에 널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으로 마리아는 관목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크기도 적당했고 손으로 쉽게 옷을 널 수 있을 정도로 높이도 알맞았습니다. 옷을 넓게 펼쳐서 널 수 있을 만큼의 너비도 되었습니다. 게다가 줄기도 단단해서 젖은 옷 정도는 견딜 수 있어 보였습니다.

마리아는 젖은 옷들을 관목 위에 펼쳐 널기 시작했습니다. 관목은 다른 식물들만큼 자신도 이 가족에게 유용한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마리아가 옷이 말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말렸던 망토를 집어들자 망토의 푸른 빛이 관목의 하얀 꽃 위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꽃들 역시 푸른 색으로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의 옷에서 났던 거룩한 향기가 관목의 잎사귀에 스며들어 천국의 향기를 풍겼습니다. 이때부터 이 관목은 푸른 꽃을 피우고 잎사귀에서는 향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관목이 바로 로즈마리입니다. 로즈마리의 전설의 뜻을 풀이해보면 마리아(마리)의 장미(로즈)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로즈마리의 전설 외적인 쓰임새

로즈마리는 특히 서양 문화권에서는 마리아의 순결과 축복에 관련이 있습니다. 로즈마리의 전설을 보면 성모 마리아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로즈마리 꽃은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을 보호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지고 있습니다. 로즈마리는 이렇게 종교적인 전설도 있지만 허브의 한 종류이기도 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다양한 문화권에서 식용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잎사귀에 특유의 향기가 있어 지중해의 요리에서 풍미를 증진시키는 데에 여러 모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즈마리는 프레시 허브와 드라이 허브로 구분되는데 갓 뜯은 잎은 프레시 허브, 수확한 잎을 말려둔 것은 드라이 허브입니다. 보통 요리에는 프레시 허브가 더 많이 사용되며 향을 느끼는 데에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는 드라이 허브가 쓰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에센셜 오일이나 허브 오일로 만들거나 연고 형태로 가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로즈마리는 또한 섭취 시 활력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기에 다양한 문화권에서 소화불량이나 두통, 근육통이 있을 때 약용으로도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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