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나 커뮤니티 글을 읽다 보면 “이거 사람이 쓴 거 맞아?” 싶은 순간들이 있죠?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말 특유의 맛깔나는 말투까지는 아직 다 못 따라오는 것 같아요. 게다가 글을 유심히 읽다 보면 AI글 특유의 요소들이 눈에 걸리기도 하는데요. 제가 발견한 AI 글 특유의 특징 5가지를 공유합니다.
목차

1. “단순히”와 “결론적으로”
AI는 논리적인 척하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문장 중간에 ‘단순히’라는 강조어를 남발하거나, 글 마지막에 마치 판사님처럼 ‘결론적으로’라고 엄숙하게 마무리한다면? 십중팔구 AI의 솜씨입니다. 우리 한국인은 보통 “그래서 말이죠~”나 “결국엔~” 같은 말을 더 즐겨 쓰잖아요?
게다가, ‘단순히’라는 단어는 영어 표현에서나 많이 쓰이지 우리말에서는 그닥 자주 쓰인 단어는 아닙니다. 글에 ‘단순히’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면 AI글을 의심해볼 수 있는 이유인 거죠. ‘단순히’가 튀는 이유는 영어의 simply나 just와 같은 표현을 학습한 AI가 우리말로 글을 쓸 때에도 비슷한 톤으로 글을 작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단순히’에 왜 영어식 표현의 냄새가 나는지 정리해 드릴게요.
1) 부사의 위치 (Sentence Adverb)
영어는 문장 맨 앞이나 동사 직전에 부사를 써서 문장 전체의 톤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영어 : “It is simply a matter of time.”
- AI의 번역 : “그것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입니다.”
- 우리말 표현 : “그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또는 “시간이 해결해 줄 일입니다.” 정도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우리말에서는 ‘단순히’라는 단독 부사보다는 ‘~일 뿐’, ‘그저’, ‘그냥’ 같은 표현으로 문장 끝에서 뉘앙스를 완성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야.”라는 표현이 있다면 우리말로는 “그냥 돈 때문이 아니야.”라고 쓰는 게 더 자연스럽겠죠.
2) 의미의 과잉 확장
영 단어 ‘Simply’는 ‘간단하게’라는 뜻 외에도 ‘전적으로’, ‘그야말로’ 등 강조의 의미로도 쓰입니다. AI는 이 모든 맥락을 ‘단순히’로 퉁쳐서 번역하는 경향이 많이 보입니다.
- A I: “단순히 놀라운 결과입니다.” (Simply amazing)
- 우리말 표현 : “굉장하네.” “대박.”
3) Not simply ~ but also 표현 남발
AI는 문장을 매끄럽게 잇기 위해 ‘단순히’ ~ ‘뿐만 아니라’ (not simply… but also) 같은 구조를 자주 쓰곤 합니다. 근데 이게 눈에 한 번쯤 걸리면 그냥 넘어가게 되지만 ‘단순히’가 문장마다 문단마다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 읽는 사람이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나중엔 AI가 글을 쓸 때 이런 지점도 고민하게 되겠지만 당분간은 AI 글을 읽을 때 피로감을 느끼게되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2. 영어식 문장 부호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쌍점(:)을 쓸 때 양옆에 공백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A : B 라는 식으로요. 하지만 영미권 데이터와 영어를 기반으로 학습한 AI는 앞 글자에 딱 붙여 쓰는 습관, 예를 들면 A: B와 같이 쓰는 방식이 몸에 배어 있어요. 이런 사소한 띄어쓰기 하나가 AI글의 정체를 드러내는 스모킹 건이 되기도 합니다.
3.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이점을 제공합니다”라는 표현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표현 역시 전형적인 영어식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문장입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영어 문장을 직역하면서 탄생합니다.
- Offers a variety of advantages.
- Provides various benefits.
영어는 동사 + 명사 구조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특히 Provide(제공하다)나 Offer(제공하다/제시하다) 같은 동사는 뒤에 Benefit(이점)이나 Advantage(장점) 같은 명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것이 영어에서는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이점’이라는 단어는 건강, 기술, 요리, 경제 등 어떤 주제에도 다 갖다 붙일 수 있는 만능 단어입니다. 특정 분야의 전문 용어를 고르기보다 안전한 선택을 하는 AI의 특성상 이 표현을 남발하게 됩니다.
AI는 방대한 영-한 번역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이것은 몸에 좋습니다”라는 한국어 구어체보다 “This provides health benefits”라는 문어체 영어 문장의 번역 결과물을 더 ‘격식 있는 글’로 인식하고 출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는 명사를 중심으로 문장을 만듭니다. ‘어떠한 상태나 사물(명사)을 가지고 있거나 준다’는 식으로 표현하죠.
예) “This tool has high efficiency.” (이 도구는 높은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우리말은 어떨까요? 우리말은 주어의 움직임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서술어(동사나 형용사)가 문장의 생명입니다. 명사를 길게 늘어놓기보다 “어떠하다”라고 바로 설명하는 게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예) “이 도구는 정말 효율적이에요.” (효율적이다 – 형용사적 활용)
AI가 쓴 글이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물건이 나에게 명사를 던져주는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람이 쓴 글은 그 물건이 어떻다(형용사) 혹은 무엇을 한다(동사)라고 직접 설명해주죠. “이점”이나 “제공” 같은 한자어 명사가 한 문장에 가득하다면 그건 영어 문장을 머릿속에 띄워놓고 번역 중인 AI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4. 은근슬쩍 섞인 번역투
AI는 한국어를 곧잘 하는 것 같지만, 가끔 뇌 구조(?)가 영어로 세팅된 채 직역기를 돌리는 느낌을 줍니다. 우리말에는 없는 어색한 구조를 마치 정답인 양 내뱉을 때가 많거든요.
- 무생물이 주어가 되는 경우
- A I: “이 비타민은 당신의 피로를 회복시켜 줄 것입니다.” (This vitamin will recover your fatigue.)
- 사람 : “이 비타민 먹으면 피로가 좀 풀릴 거예요.”
- 차이점 : 영어는 사물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표현이 자연스럽지만, 한국인은 보통 사람을 주어로 하거나 상태를 직접 말합니다. AI 글은 사물이 자꾸 나한테 뭔가를 해준다고 주장하죠.
- 추상적인 명사 남발
- AI : “비가 내리는 날씨는 종종 파전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킵니다.” (Rainy weather often triggers a craving for Pajeon.)
- 사람 : “비 오니까 파전 당기네요.” / “생각나네요.“
- 차이점 : ‘갈망(Craving)’, ‘불러일으키다(Trigger/Evoke)’ 같은 단어는 소설이나 논문에서나 볼 법한 단어입니다. 일상적인 블로그 글에서 이런 단어가 튀어나온다면, 100% 영어 원문의 단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 불필요한 수동태
- AI : “이 기능은 사용자들에 의해 널리 사용되어집니다.” (This feature is widely used by users.)
- 사람 : “이 기능을 많이들 쓰시더라고요.” / “인기가 많아요.“
- 차이점 : 한국어는 주어가 직접 하는 ‘능동’ 표현이 자연스럽습니다. 문장에 ‘~에 의해’, ‘~되어지다’ 같은 표현이 가득하다면, 영어의 수동태(Passive Voice)를 직역하느라 문장이 꼬여버린 AI의 흔적입니다.
- 불필요한 조사
- AI : “성공을 위한 완벽한 가이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사람 : “성공 비결, 완벽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 차이점 : 영어의 ‘~for’, ‘~about’을 기계적으로 옮기다 보니 조사가 덕지덕지 붙어 문장이 무거워집니다.
💡 한 줄 요약 : 글을 읽다가 “말은 되는데 왠지 번역기 돌린 것 같다?” 싶으면 그 느낌이 맞습니다!
5. ** 표시 다수
글 중간중간에 강조를 하겠다며 별표 두 개(**)가 지나치게 많이 보인다면? AI가 자신의 마크다운(Markdown) 편집 습관을 숨기지 못한 채 그대로 노출한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1)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AI는 기본적으로 글을 구조화해서 보여주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핵심 단어나 소제목을 출력할 때 시스템상으로 **강조할 단어** 와 같은 양식으로 글을 씁니다. 사람이 이런 양식을 수동으로 옮기면 이걸 지우거나 볼드 처리를 하겠지만 AI가 쓴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은 글에는 이 ** 표시가 흉터처럼 남게 됩니다.
2) 강조 안 하면 죽는 병 걸린 AI
- 사람 : “오늘은 연필의 종류를 알아볼게요. HB는 보통 필기용이고 4B는 미술용이에요.”
- AI : “연필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HB는 필기용으로 적합하며, 4B는 미술용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 차이점 : 사람은 문맥의 흐름으로 강조를 하지만, AI는 단어 하나하나에 별딱지를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입니다.
진짜 사람이 쓴 글은 문장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꼭 필요한 곳에만 힘을 줍니다. 반면 AI는 이것도 중요해!, 저것도 봐줘! 라며 문장마다 별표를 남발하죠. 덕분에 글이 전체적으로 산만해지곤 합니다.
마무리하며
AI는 물론 아주 훌륭한 비서이고 요즘 AI의 도움 없이 글을 쓰는 분들은 거의 없지 싶을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인 AI가 쓴 글을 그대로 올리기 보다는 우리식 표현으로 조금이라도 가공한 글이 아무래도 더 부드럽게 읽히는 건 아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혹시 여러분만 알고 있는 AI 구별법이 또 있나요? 이 글은 과연 AI 글일까요 아닐까요? 댓글로 의견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