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리두는 호주 원주민들이 연주하는 속이 빈 나무 또는 대나무로 만든 관악기입니다. 디제리두라는 이름은 원주민들이 쓰는 말이 아니고 영어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원주민들은 부족에 따라 디저리두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목차

디저리두 역사
디저리두라는 단어의 유래는 다소 불분명하기는 합니다. 대체적으로 알려진 이론에 따르면 디저리두를 연주할 때 나는 소리를 따라서 의성어로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우세합니다. 또 다른 이론에 따르면 ‘검은 트럼펫 연주자’를 의미하는 게일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디저리두 뜻을 보면 원래부터 원주민 언어에서 온 것은 아니며, 영어권 사람들이 지은 이름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디저리두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835년에 한 선원이 쓴 책에 디제리두를 연주하는 원주민의 그림이 있습니다. 그 때는 꽃으로 만든 디저리두를 썼다고 합니다. 나중에 버드나무가 디저리두를 만드는 데 적합하다는 것을 알아내었고 이후부터는 버드나무로 디저리두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버드나무는 벌레가 속을 먹어서 자연스럽게 속이 빈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디저리두를 만들고 잘 연주하는 원주민들은 디제리두를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 이름들 중에는 디저리두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려주는 힌트가 있습니다. 1835년에 한 선원이 쓴 책에는 Coburg 반도의 Raffles Bay에 사는 원주민들이 디저리두를 연주하는 그림이 나와있습니다. 꽃으로 만든 디제리두를 썼던 당시 원주민들은 디제리두를 eboro, ebero, ebroo 같은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버드나무로 디제리두를 만들게 된 이후 디제리두를 부르는 이름도 굉장히 많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디제리두를 의미하는 단어는 자그마치 45개나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 몇 가지 예를 들자면 bambu, Bombo, kambu, pampuu (대나무에서 유래한 경우), garnbak, Illpirra, martba, Jiragi, Yiraki, Yidaki 같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다른 나무로도 디저리두를 만들 수 있을까?
버드나무 말고도 다른 나무로 디제리두를 만들 수 있습니다. 1893년에 한 과학자가 쓴 책에는 대나무로 만든 디저리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과학자에 따르면 ‘디저리두는 길고 속이 빈 관인데, 아마도 벌레가 속을 먹은 것 같다’고 써있습니다.
강가에서 자라는 일부 대나무 종류는 길이가 24m 정도 되고 직경이 2~5cm 정도 되어서 디저리두를 만드는 데 적합합니다.
디저리두 만드는 과정
디저리두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나무 재료 수집
디제리두를 만드는 데 적합한 나무는 호주의 노던 테리토리 북부 지역과 킴베를리스 북동쪽 지역에 많이 자랍니다. 유칼립투스 나무의 종류입니다. 중앙 호주의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부메랑을 디저리두와 바꾸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퀸즈랜드, 뉴사우스웨일즈 서부, 호주 서부 등 다른 지역에서도 디제리두를 만들고 있습니다.
2. 나무 선택
디저리두 장인들은 디제리두를 만들 때 사용할 나무나 대나무를 찾아서 먼저 두드려보고 속이 빈지 확인해 봅니다.
3. 절단
디저리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알맞은 크기로 나무를 자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옛날에는 돌도끼로 나무를 자르기도 했지만 요즘은 전기톱으로 자르기도 합니다.
4. 청소
나무나 대나무의 속을 먹은 흰개미 잔해가 남아 있으면 물에 담가서 씻어내거나 막대기나 석탄으로 긁어내서 없애줍니다.
5. 벗겨내기
나무나 대나무의 껍질을 칼 등으로 벗겨내 줍니다.
6. 밀봉
디저리두에 구멍이나 균열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양쪽 끝을 손으로 막고 물 속에 담가보고 거품이 나오는지 살펴봅니다. 구멍이 있으면 꿀벌 왁스로 메워줘야 합니다.
7. 입 대는 곳 확인
디저리두의 길이를 잘라서 원하는 음정(보통 1~3미터)을 맞춰줘야 합니다. 입에 대는 부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꿀벌 왁스를 발라주기도 합니다.
8. 디저리두 완성
이렇게 하면 천연 디저리두가 완성됩니다. 원하는 경우 색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디저리두 재료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방법
흰개미
흰개미는 바퀴벌레랑 비슷한 곤충입니다. 흰개미라고 부르지만 개미하고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흰개미는 땅속이나 나무 속에 집을 짓거나 나무를 먹습니다. 흰개미집에는 알을 하루에 3만 개나 낳는 여왕 흰개미가 있습니다.
흰개미는 나무 뿐만 아니라 집이나 울타리도 먹기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디제리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흰개미는 Coptotermes acinaciformes라고 하는 종인데, 호주 북부에서 나무의 중간 부위를 먹으면서 삽니다. 그리고 그들이 먹은 부분은 배설물로 채워집니다.
목재
파이프형 유칼립투스 가지 또한 흰개미가 먹어서 속이 비게 됩니다. 디저리두를 만드는 원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칼립투스 종은 stringybark와 woollybutt라고 하는 종입니다. 해안 지역에 많이 자랍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리버 레드 검이라고 하는 유칼립투스 종을 쓰기도 합니다.
쇠파이프 같은 것으로 디제리두를 만들 수도 있지만 나무로 만든 것이 더 오래가고 좋은 소리가 납니다. 디제리두를 만들려면 속이 빈 가지를 찾아서 자르고, 껍질을 벗기고, 표면을 다듬고, 입 부분을 깎고, 왁스나 껌으로 밀봉하고, 음정을 맞추어야 합니다. 보통 디저리두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몇 시간이 걸립니다.

전통적인 디저리두 연주 방법
디제리두를 불면서 입을 다양하게 움직이면 여러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디제리두를 연주하는 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며, 디제리두를 노래와 함께 연주할 때는 A형과 B형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A형은 기본 음만 계속 내면서 가끔씩 음색이나 음높이를 바꾸는 방식이고, B형은 배음을 내면서 노래와 맞추는 방식입니다. 배음은 노래의 구조나 내용, 그리고 연주자의 실력에 따라 쓰이고 있습니다.
A형은 B형보다 더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A형은 골번 제도, 크로커 제도, 리버풀 강 서쪽의 아넘랜드 본토, 다윈 주변, 킴벌리 지역, 그리고 오엔펠리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서 쓰이고 있습니다. A형과 B형을 쓰는 사람들은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언어가 달라서인지 그들의 음악도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저리두를 연주하는 방법은 입으로 트럼펫처럼 불면서 혀를 움직이고 볼을 부풀리고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하는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디저리두의 소리는 ‘디제리, 디제리’ 같은 반복되는 소리도 있지만 다양한 음색과 리듬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원주민들은 디제리두를 연주하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춥니다.
디저리두는 혼자서 연주하는 악기가 아닙니다. 보통 노래하는 사람과 함께 연주하거나, 막대기로 손바닥을 치면서 리듬을 맞추거나, 디저리두 튜브를 막대기로 살짝 치거나 하는 식으로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디제리두를 연주할 때는 악기의 끝부분을 바닥이나 상자 같은 것에 넣어서 소리가 더 울려 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