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의 장례 문화, 파마디하나에 대한 현지 친구의 답변 (Famadihana)

아프리카 대륙 한 켠에 붙어있는 섬, 마다가스카르. 인도양에 위치해 있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마다가스카르는 희귀한 동식물들이 살고있는 야생동물의 지상낙원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마다가스카르에는 독특한 장례 문화도 있습니다. 바로 파마디하나(Famadihana)입니다. 죽은 이를 무덤에서 꺼내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히고 다시 묻는 의식인데요, 이 문화에 대해 현지 친구의 말을 듣고 재구성 해보았습니다.

우리 집의 파마디하나

나는 파마디하나 날을 좋아한다. 헤어졌던 가족들과 다시 만나고 연결 고리가 다시 생겨나는 느낌을 갖게 하는 시간이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세상을 떠난 조상들이 계속해서 후손들과 함께 한다는 믿음이 있다. 영혼으로, 육신으로도 함께 하는 것이다. 파마디하나란 우리에게 삶과 죽음, 기쁨과 슬픔, 과거와 현재 사이의 연결 고리를 더 깊게 만들고 그 연결 고리가 지속됨을 축하할 수 있는 시간이다. 어떻게 보면 현재 살아있는 우리의 존재, 우리의 정체성을 한 번 더 되새기고 축하하는 시간인 것이다.

어떤 집에서는 몇 년에 한 번 파마디하마를 준비한다. 어떤 집에서는 몇 년 전부터 파마디하마를 하지 않고 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안한다는 집도 있고, 종교적인 이유로 일부 친지들의 반대에 부딪혀 안하게 된 집도 있다. 우리 집에서는 그래도 3년마다 준비하고 있다. 그 날이 우리에게는 가족 상봉의 날이다. 우리집 전용 무덤이 있는데 그 안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는,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무리하더라도 돈을 모은다. 우리 가족들에게 갈아입힐 새 옷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현재를 살고있는 다른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에게 먹일 맛있는 음식과 독한 술을 만들고 그 시간을 함께 나누기 위해 돈을 모은다. 멀리서 사는 친지들과 친구들도 그날을 위해 한 곳에 모인다.

파마디하다가 시작되면 우리는 가족이 묻혀있는 묘지로 천천히 걸어간다. 가는 길을 따라 노래도 하고 춤도 춘다. 무덤에 도착하면 먼저 인사를 드리고 무덤을 연다.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우리 가족들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새 수의로 감싸준다. 어떤 가족들은 기존의 옷을 벗어내고 새로운 옷으로 아예 갈아입히기도 하는데 우리 집에서는 이미 입고있는 옷 위에 새 옷을 덧입혀준다. 옷을 갈아입혀 주면서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그간의 소식을 전하고, 조언을 구하고, 남아있는 가족을 잘 지켜달라고 한다.

옷을 갈아입힌 후에는 가족들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마을을 행진한다. 행진하면서 우리는 소리를 내고, 음악을 연주하고, 나팔을 불면서 우리가 가족 모두와 함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린다. 걸어가는 길 중간중간에 멈추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춤을 추기도 한다. 위로 들고있었던 가족들을 내려서 두 손으로 안고 춤을 추기도 한다. 헤어졌던 가족을 다시 한 번 가슴 가까이에 안아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가족들의 존재와 온기, 그리고 에너지를 느낀다.

다음으로, 잔치가 준비된 곳에 도착한다. 이제 가족들의 몸을 부드럽게, 나란히, 땅에 눕힌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 살아있는 가족들과 세상을 떠난 가족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함께 웃고 울고 기억하고 추억한다. 해가 질 때까지, 별들이 보일 때까지.

이제 가족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3년 뒤 다시 만나겠다고 약속한다. 다시 만날 때까지 가족들이 무덤 안에서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선물과 함께 가족들을 다시 무덤 안에 넣는다. 무덤 문을 닫으면서 그분들의 존재에 다시 한 번 감사하며, 우리 가족들을 계속해서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우리는 그분들의 행복이었고, 자랑거리였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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